하이큐 정주행 후기, 재택근무로 잠들어버린 아드레날린이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 개발자의 일상
- 2021. 9. 2.
하이큐는 재택근무로 무료해진 일상을 달래줄 수 있는 재밌는 넷플릭스 콘텐츠가 없을까 뒤적거리다가 인기가 엄청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선택한 애니메이션입니다. 재택근무로 몸이 편해지기도 하고 시간도 훨씬 많아져서 좋긴 한데, 단순히 집에서 근무하셔도 됩니다~가 아니라 지인을 만나기도 어렵고 어디를 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서 1년 가까이 계속되다 보니까 어느 날은 극도로 무료해지는 것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하이큐 정주행 후기
농구 만화, 야구 만화, 축구 만화, 심지어 미식축구 만화까지도 봤는데 배구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은 하이큐가 처음이었습니다. 배구에 대한 룰을 아는 것도 아니고 배구 경기도 김연경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 한 번씩 잠깐 보는 것 이외에는 거의 안 보고 살았기 때문에 과연 나도 재밌게 볼 수 있을까? 하고 큰 기대를 안 하고 봤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친구, 히나타 쇼요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작은 친구가 스파이크를 때리는 모습을 보고 '와... 이것도 며칠 내로 정주행 해버리겠구나' 싶은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세터 포지션을 맡고 있는 이 카케야마라는 등장인물, 넘사벽 천재 캐릭터로 등장하고 처음에는 약간 재수없는 캐릭터로 나오는 것 같아서 호감이 아니었는데 애니를 보다 보니까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금방 캐릭터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눈 감고 스파이크를 때리는 선수의 손바닥 앞으로 정확한 높이와 속도로 토스를 해준다는 것이 애니메이션이라서 가능한 것 같기는 한데 뭔가 멋집니다...
경기가 하나씩 진행될 때마다 얼마나 많은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봤는지 모릅니다. 1점차 승부가 듀스를 연달아 반복하면서 계속되는가 하면 부상으로 위기의 상황도 찾아오고, 열심히 준비했던 필살기를 경기에서 성공시키는 모습들을 보면서 정말 오랜만에 짜릿한 전율을 느끼면서 정말 재밌게 볼 수 있었던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하이큐 4기 작화
그렇게 재택근무로 여유가 생긴 시간 동안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는 하이큐의 모든 에피소드를 단숨에 정주행하고 넷플릭스에는 왜 3기까지 밖에 올라와 있지 않은 것인지... 하이큐 4기를 다른 경로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바로 VOD를 대여해서 봤는데, 어딘지 모르게 달라 보이는 등장인물들, 왠지 모르게 긴장감이 확 떨어진 경기 내용, 모든 것이 완전히 다른 애니메이션 같았습니다.
"사이드에서 빠른 공격"이라는 대사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저 표정은 도대체 뭘까요...
3기까지의 하이큐에서 느껴졌던 전율과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하이큐 4기의 작화가 크게 달라지면서 엄청난 혹평을 받고 있던 것을 봤는데, 작화에 대해서 왜 그런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지 바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등장인물도 그대로이고 스토리도 달라지지 않았는데 완전히 다른 애니메이션이 되어버린 것을 보면서 작화가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결국 하이큐 4기는 재미로 정주행했다기보다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의리로 봤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5기에서는 부디 이전 3기까지의 하이큐에서 볼 수 있었던 등장인물의 심리와 경기의 긴장감을 그대로 전해주는 세심한 작화로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며 오랜 재택근무 가운데 잠자고 있던 짜릿한 전율을 다시 느끼게 해 준 하이큐 정주행 후기를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에 제가 자주 듣는 피아노 연주 유튜브 채널에 하이큐 연주 영상이 올라왔더라고요! 저는 업무 할 때 음악을 들으면 오히려 집중이 잘 안되는 편이라서 잠시 쉬는 시간에 한 번씩 듣는데, 이 분 연주는 항상 깔끔하고 부드럽게 들려서 힐링이 되는 것 같아 공유해봅니다.
하이큐 1기 2쿨 오프닝 피아노 연주 영상